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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6845

보랏빛 몸짓 아리랑 - 한정원 보랏빛 몸짓 아리랑 - 한정원​먹물은 나를 휘감는다.새벽을 삼킨 언어들을 뒤로하고또 다른 먹물을 몸에 감듯이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들의 몸짓 따라내안에 푸름의 핏줄은나를 보랏빛 몸짓 그리움으로파랗게 파랗게또 다른 보랏빛 창공으로나를 파드닥 거리며 날개 한다.내일에 숨을 마시기 위해서천 년의 이끼에 숨어 있다보랏빛 날카로운 칼끝에어랑어히 아리어리어라어허 아리어리아리두리 두리둥둥아리 아리랑 내 숨을 찾아나는 떠난다.​ 2024. 10. 22.
스승 - 김종제​ 스승 - 김종제​캄캄한 어둠에한 줄기 빛을 던져주어꽃도 나무도 눈을 번쩍 떴으니새벽, 당신이 스승이다얼어붙은 땅속에숨쉬고 맥박 뛰는 소리를 던져주어온갖 무덤의 귀가 활짝 열렸으니봄, 당신이 스승이다정수리를 죽비로 내려치며한순간 깨달음을 주는 것은말없이 다가오므로스쳐가는 바람처럼 놓치지 않으려면온몸으로 부딪혀 배워야 하는 법흘러가는 강물과타오르는 횃불과허공에 떠 움직이지 않고바닥을 응시하는 새와제 태어난 곳을 거슬러 올라가알을 낳고 죽어가는 물고기도감사하고 고마운 스승이다죄 많은 우리들 대신에십자가에 사지를 못박히는 일과생을 가엾게 여기고보리수나무 아래 가부좌하는 일이란세상 똑바로 쳐다보라고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2024. 10. 22.
내 남편은 시인 - 한정원 내 남편은 시인 - 한정원​날마다 하늘을 품고 사는내 남편날마다 맑은 바람 마시고 사는내 낭군푸름과 하얌으로가슴과 얼굴이 곱고 곱다.언제나 변함없이 한 방향으로마음에서 손으로 시를풀어내시는 내 임사랑으로 맘 다 하여도내가 부족한 나의 사랑그대는 하늘이 주신소명과 마음 다한 사랑으로우리네 인생을 아름답고넉넉하게 살게 하신다.우리의 꿈과 삶을 풍요롭게해 주는 그대여그대는 영원한 빛과 함께하는하늘의 가슴 담은 자입니다. 2024. 10. 21.
도라지꽃 아리랑 - 한정원​ 도라지꽃 아리랑 - 한정원​임 만나러 달려간 곳진안 물안개 핀 그 곳에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보랏빛 도라지꽃이나를 반긴다.어히어랑 아하어리어리어허 어랑아리아리랑천 년 인연 임이 계신 곳에도라지꽃 나를 휘감고어랑드리 춤춘다.​ 2024. 10. 21.
눈발 - 강은교 눈발 - 강은교​외롭지 않아요. 우린함께 함께 내려가요. 우린​머리칼 죄 뜯긴 나무 위에 풀 위에몸살 앓는 잔돌 위에 산등성이 위에​쇠꼬챙이 담벼락 위에비둘기 날개 위에​안녕 안녕, 돌아서는 사람들 솟은 어깨 위에납작 누운 불경기 지붕 위에​호텔 보드라운 창틀 위에취기 오른 불빛 위에​그리고 미사 위에언제나 언제나 홀로 서 있는 십자가 위에​끝내는 눈물이 되어​눈물이 되어 온 땅질퍽질퍽 흐느끼게 해요함께 함께 흐느끼게 해요.​ 2024. 10. 18.
재즈는 시다 - 한정원 재즈는 시다 - 한정원​바람이 분다.하늘의 푸름을삼킨 바람이내 안에 붉은 장미를꺼내려고바람이 분다.하얀 건반위에재즈 선율이내 영혼을 쉬게 하려할 때바람이 분다.쪽빛하늘 품은 바람으로한조각 하늘 배 되어내 온 몸을 휘감는재즈 바람이 분다.하나의 하늘 시가 되어.​ 2024. 10. 18.
전주 향기 - 한정원​ 전주 향기 - 한정원​자그마한 도시시끄러움이 덜 머문 곳실랑이 바람 산들산들춤추는 곳임과 함께 조용히 살고픈 곳요란함을 뒤로한 곳그곳에서 나는 고향에흙 맛을 느끼며산내 향기를 마신다.​ 2024. 10. 17.
부부 바다 - 한정원 부부 바다 - 한정원​섬이 되어 바다를 돌다임이 있어하늘 그림 바다에 그린다.섬이 되어 바다에 노래 부르다임 숨소리 찾아푸른 물결에 하얀 몸짓임 눈빛 그린다.천년을 돌고 돌아또 다른 천년으로 함께 하는바다 부부섬과 섬이 되어 바다 한가운데사랑의 붉은 노을 먹는다. 2024. 10. 17.
나로 돌아 온 아침 - 한정원 나로 돌아 온 아침 - 한정원​깊은 산 속을 밤마다헤매고 또 다른 새벽을맞이할 때마다내 안에 나는 나를 훔친다.여전히 검은 안개그리고 허공에 맴도는 또 다른 내 모습그리움에 나를 밀치듯떠밀며 깊은 늪에서 발을 뺄 때나는 누구인가나는 누구인가내 안에 나를 깊은 새벽에서이른 아침으로 끌어내어내 얼굴을 찾아낸다. 2024. 10. 16.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광섭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광섭​​​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볼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니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주라 ​홀로 한쪽 가슴에 그대를 지니고 한쪽 비인 가슴을 거울 삼으리니 패물 같은 사랑들이 지나간 상처에 입술을 대이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 2024. 10. 16.
농부와 시인 - 김용택 농부와 시인 - 김용택 아버님은풀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집을 지으시고그 집에 살며곡식을 가꾸셨다나는 무엇으로 시를 쓰는가나도 아버지처럼풀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시를 쓰고그 시 속에서 살고 싶다. 2024. 10. 14.
그랬다지요 - 김용택 그랬다지요 - 김용택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사는 게 이게 아닌데이러는 동안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꽃이 집니다.그러면서,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그랬다지요 2024.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