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6845 목련꽃 진다 2012. 04. 18 목련꽃 진다 최광임 아름다운 것이 서러운 것인 줄 봄밤에 안다 미루나무 꼭대기의 까지둥지 흔들어 대던 낮바람을 기억한다 위로 솟거나 아래로 고꾸라지지만 않을 뿐 바이킹처럼 완급하게 흔들리던 둥지 그것이 의지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이라고 의지 밖에서 흔들어대는 너 .. 2012. 4. 19. 삶 삶 강형식 짧은 인생 잰 걸음에 영생의 진리를 묻는다 가는 인생 천로 역정인가 새 노래를 부르며 머무르고 싶어진다 복된 인생 알사람은 알고 모를 사람은 모르는 인생 극진히 찬미 드린다 천국가는 인생 섬김의 보상으로 오는 영생이요 영혼을 찬양하는 모습입니다 2012. 4. 19. 4월의 편지 2012. 04. 15 4월의 편지 오순화 꽃이 울면 하늘도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아프면 꽃을 품고 있는 흙도 아프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웃으면 하늘도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피는 날 꽃을 품고 있는 흙도 헤죽헤죽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 2012. 4. 19. 4월 2012. 04. 17 4월 오세영 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 2012. 4. 19. 봄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 2012. 4. 18. 봄이 되면 땅은 2012. 04. 18 봄이 되면 땅은 이해인 깊숙히 숨겨 둔 온갖 보물 빨리 쏟아 놓고 싶어서 땅은 어쩔 줄 모른다 겨우내 잉태했던 씨앗들 어서 빨리 낳아 주고 싶어서 온 몸이 가렵고 아픈 어머니 땅 봄이 되면 땅은 너무 바빠 마음놓고 앓지도 못한다 너무 기뻐 아픔을 잊어버린다 2012. 4. 18. 시든 꽃 2012. 04. 16 시든 꽃 김종미 아침마다 베란다에 나가 시든 꽃의 목을 딴다 아직은 푸른 물이 희미하게 배어 나오는 꽃 모가지를 뚝뚝 따서 이른 이별을 한다 내 무릎베개에 누우신 어머니, 흰 머리카락을 뽑는다 언제부터 엄마는 잡초를 더 많이 키우시나 얘야, 그만둬라, 일어나시는 어머니.. 2012. 4. 17. 꽃이 그려준 자화상 2012. 04. 16 꽃이 그려준 자화상 안상학 이 세상에서 네가 가장 예뻐하는 것이 네 전생이란다 그렇다고 손 안에 넣지는 말아라 손 안에 가두는 순간 후생에서는 그 아름다운 전생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가령, 꽃이라든지, 혹은 그 무엇이든지 지금 이 세상에서 네가 가장 미워하는 것이 .. 2012. 4. 17. 봄 2012. 04. 16 봄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2012. 4. 16. 봄 2012. 04. 16 봄 곽재구 다시 그리움이 일어 봄바람이 새 꽃가지를 흔들 것이다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힐 것이다 진달래 꽃편지 무더기 써갈긴 산언덕 너머 잊혀진 누군가의 돌무덤가에도 이슬 맺힌 들메꽃 한 송이 피어날 것이다 웃통을 드러낸 아낙들이 강물.. 2012. 4. 15.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2012. 04.16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정해종 우수 경칩 다 지나고 거리엔 꽃을 든 여인들 분주하고 살아 있는 것들 모두 살아 있으니 말을 걸어 달라고 종알대고 마음 속으론 황사바람만 몰려오는데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람이 되어서 모래와 먼지들을 데리고 멀리 가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나라 어느 하늘 한쪽을 자욱이 물들이고 싶다 일렁이고 싶다 Nessuno Di Voi / Milve 2012. 4. 15. 하늘궁전 2012. 04. 16 하늘궁전 문태준 목련화가 하늘궁전을 지어놓았다 궁전에는 낮밤 음악이 냇물처럼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생사 없이 돌옷을 입고 평화롭다 목련화가 사흘째 피어 있다 봄은 다시 돌아왔지만 꽃은 더 나이도 들지 않고 피어 있다 눈썹만한 높이로 궁전이 떠 있다 이 궁전에는 수.. 2012. 4. 15. 이전 1 ··· 564 565 566 567 568 569 570 5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