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부(靑磁賦) - 박종화
청자부(靑磁賦) - 박종화선(線)은 가냘픈 푸른 선은 아리따웁게 구을러 보살菩薩)같이 아담하고 날씬한 어깨여 사월 훈풍에 제비 한 마리 방금 물을 박차 바람을 끊는다. 그러나 이것은 천 년의 꿈 고려 청자기! 빛깔 오호! 빛깔 살포시 음영陰影)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 조촐하고 깨끗한 비취(翡翠)여 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 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 물방울 뚝뚝 서리어 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 그러나 오호! 이것은 천 년 묵은 고려 청자기! 술병, 물병, 바리, 사발, 향로, 향합, 필통, 연적, 화병, 장고술잔, 벼개, 흙이면서 옥이더라. 구름 무늬, 물결 무늬, 구슬 무늬, 칠보 무늬, 꽃 무늬, 백학白鶴) 무늬, 보상화문寶相華紋), 불타(佛陀) 무늬, 토공(土工)이요 화가더라. 진흙 ..
2024. 9. 6.